힘겹게 억지 미소를 지으며 패배를 인정하려고 입을 열었다.

그때

정적을 깬 건 박익선 대표의 목소리가 아니라 노크였다.

그리고 청와대 비서관과 김희도 대표 그리고 박익선 대표의 보좌관이 조심스레 들어와서 메모를 전달했다.

참으로 희한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.

메모를 받아든 박익선 대표는 자연스레 두 사람의 표정을 살폈다.

역시 백호산 대통령은 미동도 없다.

반면 김희도 대표의 표정이 살짝 움츠렸다.

……어떤 내용일까.

무척이나 궁금했으나 지금으로서는 알 방법이 없다.

일단은 자신에게 온 메모의 내용을 확인하기로 했다.

양백우 사무총장이 보낸 거다.

청와대의 노림수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자신을 위해서 혹시라도 도움이 될까 보낸 게 분명하다. 궁지에 몰렸을 때는 적당한 가십거리를 꺼내서 시간을 끄는 게 중요한데, 메모의 내용은 때마침 상당히 무거웠다. 물론, 상대가 쉽게 넘어오지는 않겠으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운을 띄웠다.

“하하하. 우리 당의 젊은 인재가 한 명 있는데 이번에도 큰일을 했군요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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