“아. 물론 선생님들을 의심하는 건 아니에요. 단지 우리 아이가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해서요.”

어린이집 원장의 표정은 참담하게 일그러졌다.

다른 교사들도.

조금 전까지 볼 수 있었던 천사의 그것은 어디에도 없었다.

장내의 모든 사람은 본능적으로 깨달았다.

지금 박익선 대표의 처지를 이처럼 잘 표현하는 말이 있을까.

오래전 누군가가 오늘의 상황을 내다보고 만들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였다.

이럴 때는 상황을 인정하는 게 합리적이다.

억지로 버텨 봐야 상황을 악화하고 자신을 구질구질하게 만들 뿐이다.

“박 대표. 반찬 덜어서 입에 넣어 줄까요?”

사실상의 최후통첩.

박익선 대표는 결국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.

무엇을?

완패했다는 걸.

단지 이 상황을 더 불쾌하게 만드는 건 비웃는 듯한 김희도 대표의 시선이었다.

자고로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미운 법이지 않은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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